추석연휴 1일차.
 
그동안 생각만 해왔던 것을 몸소 실천하는 하루였다. 
가족은 부산 처가집으로 가고 나 홀로 있는 시간, 무언가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오전에는 그렇게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자전거를 분해해서 차에 싣고서는 구룡포로 갔다. 차에서 자전거를 꺼내고 조립하는 번거로움은 있었다.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도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했다.
 
날씨는 화창했지만 얇은 티셔츠 하나만으로 라이딩을 하기에는 다소 무리. 나는 가던 길을 다시 돌아와서 잠바를 챙겨 입었다. 구룡포에서 호미곶까지 나는 해안 하나하나를 탐색했다. 어디에서 백패킹을 하면 좋을지, 여름에 아이들과 스노쿨링을 하면 어디가 좋을지. 정말 물이 맑고 수영하기 좋은 장소를 몇 곳 찾아두었다. 올 여름에는 날씨만 좋다면 무조건 바닷가다. 호미곶까지 이어지는 새파랑길은 눈부신 햇살과 투명하고 파아란 바닷빛으로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했다. 솔직히 자전거를 타기까지 결심을 하면서 망설였지만 행동으로 실천하니 후회가 없었다.
 
저녁에는 오랜만에 야외취침에 도전했다. 이 또한 망설였다. 편하게 집에서 쉬면서 영화를 볼까? 이게 무슨 개고생인가? 하지만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다. 후회할 바엔 행동하는 것이 낫다. 물론 캠핑을 하면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영화를 보진 못했다. 기껏 한 것이고는 음악을 듣고, 별 사진을 찍은 것이 전부. 다음엔 조금 더 일찍 움직이는 것이 좋겠다. 
 
첫날 저녁보다는 둘째 날 아침이 좋았다. 매트도 아늑했고, 작은 미니 가스난로 앞에 누워 음악을 듣는 그 기분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다. 조만간 다시 야외취침을 하지 않을까! 아늑한 침낭, 바람소리, 물소리. 2월 중에 한 번 더 실천하자. 월 1회 비박, 한참 더운 여름을 제외하면 1년은 많으면 10번이다. 지금과 같은 열정. 잃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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