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일찍 퇴근을 하고, 집에 와서 영주로 가기 위한 짐을 꾸렸다.

아내와 저녁을 먹고, 미래를 봐주다가 20:00쯤 영주를 향해 차를 출발했다.

조금 지나니, 빗발은 눈으로 바뀌었고, 포항에서 대구로 가는 고속도로 여기저기서

차량 사고들로 시끄러웠다.

그렇게 2시간 반이면 갈 거리를 3시간 30분이 지나서야 갈 수 있었다.

아빠가 머물로 있는 집에 도착할때쯤 23:30분, 아빠는 미리 나와 나를 마중했고, 주차할 공간을

만들어 주셨다. 나이가 드시니 자식에 대한 관심과 배려, 사랑이 더욱 깊어지는가보다.

아빠와 간단히 맥주를 한 병 나눠마시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05:30 아직 어둡기는 하지만 일찍 짐을 꾸려 풍기로 향했다.

풍기역 근처 마트에서 초코바와 커피를 구매하고, 김밥 천국을 찾아 들어갔다.

다행이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김밥 두 줄은 점심식사를 위해 포장하고, 홀로 라면과 김밥 한 줄을 먹었다.

풍기역에서 삼가동 가는 버스가 없는지라, 나는 택시를 타고 삼가동으로 향했다.

택시기사와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다보니,

그 기사분 또한 육군 장교 출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육군 대위로 월남전까지 참전한 우리나라의 숨은 자랑이었다.

오늘의 코스는 삼가매표소에서 출발하여 비로봉을 찍고,

연화봉을 정점으로 희방사로 내려오는 것이다.



택시에서 내려 잠시 삼가매표소에서 인증샷을 찍었다.

오늘의 출발 지점. 벌써 기대되고 설레인다.

하얀 눈 길 위를 새기는 혼자만의 발자국. 왠지 모를 기쁨과 걱정과 환희가 샘솟는다.



조금씩 걷다보니 어제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아 쌓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길은 생각보다 가파르지 않았다.



삼가동에서 비로봉까지는 대략 5.5km.

만만한 거리는 아니다. 더군다나 DSLR 카메라와 삼각대, 50L 배낭을 짊어졌다.

산 중턱에서 바라본 소백산의 절경이다.

중턱만 올랐지만 그림같은 풍경에 벌써 마음은 콩닥대기 시작했다.


한 참을 아이젠 없이 오르다가, 눈이 쌓여감에 포기

스패츠와 아이젠을 설치하고, 산을 올라갔다.



중턱에서 바라본 사진이다. 상고대의 모습은 찾기 어려웠지만,

간간히 나뭇가지로 하얗게 쌓인 작은 눈송이들을 볼 수 있었다.



저 위로 보이는 곳이 비로봉으로 가는 길이다.

천국으로 이어지는 계단과 같이 느껴지지 않은가!



드디어 비로봉 정상에 올랐다.

1439고지.

올라올때에는 너무 더워 옷이 땀으로 가득 차고, 장갑도 벗었지만

산 정상에는 비록 전일보다 따뜻한 날이라고 하지만, 손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이 추웠다.

셀카봉과 삼각대를 준비해서 본격적으로 나의 발자취를 남기기 시작했다.



요런 인증샷을 남길 줄이야 아무도 생각지 못했겠지!

요 사진 한 장이면, 홀로 주말에 아이를 보고 있을 아내에게 산에 오를 명목을 만들어 줄 수 있다.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해본다.



비로봉에서 국망봉을 바라본 절경.

저 멀리 주목 군락지가 보인다.



비로봉에서 연화봉을 바라보는 절경.

이 능선을 따라 연화봉으로 4.5km를 걸어야 한다.

능선을 걷는 일이야 식은 죽 먹기 아니겠는가!



새 하얀 구름이 산 정상에 오르지 못한 채

중턱에 걸쳐 있다.

세상은 온통 하얗고, 보이는 것이라곤 산과 하늘 뿐이다.



철쭉 나무인 듯 싶다.

새하얀 서리. 상고대의 모습인 듯 하다.



구름이 산허리를 타고 넘어간다.

하늘이 보였다가 금새 구름 속에 갇히기고 하고, 변화무쌍한 기상이다.



소백산 천문대가 저 멀리 보인다.

어럴 적에는 천문학자를 꿈꾸기도 했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천체망원경을 구입해보고 싶다.

하늘을 찍는 사진가, 별을 찍는 사진가. 생각만해도 멋지지 않은가!



본격적인 인증샷이다.

릴리즈와 리모콘이 있어 다행이다. ㅎㅎㅎ


!


인증샷~!



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해를 삼킨다.

오묘한 느낌이다.



비로봉에서 내려오는 길.

사진으로만 봐서는 이 곳이 1400고지인가 싶다.

대관령 양떼 목장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은가!



저 멀리 보이는 작은 집은 주목 감시초소이다.

산불 감시초소도 아닌 주목 감시초소.

비로봉의 또 하나의 명물이지 않을까!







인증샷~!



인증샷~!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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